중구 학생 백일장대회 최우수작 동무생각 - 우리중구 2015년 9월호
2016-08-24 14:50:40 | 중구문화원 | 조회 3084 | 덧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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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는 항상 들려오는 노랫소리가 있다.

“청라 언덕 위에 백합 필 적에/ 나는 흰나리꽃 향내 맡으며 너를 위해 노래 부른다/ 청라 언덕과 같은 내 맘에 백합 같은 내 동무야/
네가 내게서 피어날 적에 모든 슬픔이 사라진다/” 이 노래는 엄마의 애창곡이다. 슬프거나 기쁘거나 엄마께서는 항상 ‘동무생각’이라는 노래를 부르신다.
  내가 중학교에 막 올라왔을 무렵에 부모님과 함께 산책을 따라 나간 적이 있었다. 부모님은 항상 우리 집에서 제일고등학교, 서문시장, 큰길장터를 지나오시는데 이날은 섬유회관으로 해서 매일신문사쪽 큰 길로 가자고 하셨다. 부모님과 함께 매일 신문사 앞을 지나가다가 돌계단이 보였다. 이 돌계단 앞에는 ‘3.1만세운동길’이라고 적혀 있는 표지판이 있었다. 여길 처음 와본 나는 부모님께 뭐냐고 여쭤봤고 부모님께서는 모른다고 하시며 한번가보자고 하셨다.
  90계단 사이에는 그 당시 만세운동을 하던 여러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었고 계단 위에는옛날 집들과 종탑들이 보였다. ‘여기가 어디지?’라는 호기심에 주위에 있는 글을 읽어보니 청라언덕이라고 적혀있었다. 엄마께서 항상 부르시는 ‘동무생각’에 나오는 청라언덕이 이렇게나 가까이에 있다는 사실에 어리둥절했다. 표지판을 읽고 나서 엄마와 눈이 마주쳤다.
엄마의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다.
  갑작스럽게 우시는 엄마가 당황스러워서 엄마께 왜 우냐고 여쭤보니까 엄마께서 고등학교를 다니실 적에 가장 좋아하는 선생님이 계셨는데 어느 날 갑자기 사고로 돌아가셔서 친구들과 함께 장례식장에서 선생님께서 가장 좋아하셨던 동무생각을 불렀던 기억이 났다고 하셨다. 아빠와 함께 엄마께서 울음을 멈추실 때까지 잠시 있다가 다 함께 청라언덕을 둘러보러 갔다.
  언덕 한쪽에는 ‘동무생각’의 노래비가 있었는데 그 비에는 청라언덕은 푸른 담쟁이 언덕이라는 뜻이고 작곡가 박태준 선생님의 곡이라고 했다. 그 곡은 학창시절 그가 흠모하던 신명학교 여학생을 떠올리며 만들었다고 했다. 그리고 청라언덕에 있는 세 채의 선교사 주택과 은혜정원, 100년 사과나무를 둘러보고 집으로발길을 옮겼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엄마께서는 청라언덕에서 고등학교 때의 일이 떠오르셨는지 그동안 고등학교 친구들과 연락을 하지 않았던 걸 후회하시고 연락하기로 결심하셨다. 그날 이후 엄마께서는 고등학교 친구들을 수소문해서 거의 모두 찾았다. 그리고 엄마께서는 고등학교밴드(네이버밴드)에 가입하셨고 여전히 연락을 하며 지내신다. 엄마께서 고등학교 친구들과 연락하고 난 뒤부터 웃는 일이 늘어나셨다. 정말 보기 좋다. 가게일이 바빠서 친구들을 직접 만나러 여태까지 못 가셨지만 다음 주화요일은 만나러 가기로 하셨다. 그래서 요즘에는 더 기뻐 보인다.
  나는 비록 여행을 많이 가보진 않았지만, 여태껏 가본 장소 중에 청라언덕처럼 예쁜 장소는 없는 것 같다. 90계단에 오르자마자 보인 탁 트인 멋진 풍경 정말로 멋졌다. 곳곳에 포토존이 있어서 예쁜 경치를 마음껏 볼 수가 있어서 더욱더 좋았다. 게다가 곳곳에 핀 목련 동백꽃이 정말 아름답게 피어있고 새들의 울음소리도 노래를 듣는 것처럼 좋았다.
  요즘에도 시간이 나면 종종 청라언덕에 가서 힐링을 하고 돌아온다. 대구에 이런 곳이 있다는 게 아직도 놀랍고 이 장소를 몰랐었던 내가 안타까웠다. 그래서 이렇게 멋진 장소를 조금 이라도 많은 사람들에게 알게 하려고 중구에 대해 잘 모르는 친구들, 선생님들께 열심히 알리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는 모르지만 아는 사람도 몇 번 만났다. 어쨌든 엄마의 추억이 담긴 청라언덕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더 번성해졌으면 좋겠다.

경구중학교 3학년 도진우

 

-출처:  우리중구 2015년 9월호 (중구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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